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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은 어엿한 13개월 엉아가 되었다.
베란다 앞을 기웃거리기만 하던 녀석이 어느덧 저 높은 턱 위로 올라가서 밖을 내다본다.

할아버지를 닮아서 그런가 청소를 기가막히게 한다. 물티슈나 휴지만 보면 무조건 닦고 본다.

온 힘을 다해 닦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데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

자기 몸매가 꽤나 마음에 드는 지 자신감이 넘친다.
배를 통통 치거나 만지면서 즐거워 한다.

콩이랑은 같이 놀고 싶어하는 눈치다.
콩이랑 놀고 싶으면 콩이 장난감을 마구 흔든다. 그러면 콩이가 달려와서 장난감을 달라고 무는데 서로 힘자랑 하다 결국 스노우맨이 나가 떨어진다.
아직 힘은 콩이한테 딸리는 데 그 재미로 계속 시도하는 것 같다.

콩이한테 가끔 음식을 나눠준다.
자기 입에 넣었던 걸 주기도 하고 줬다가 다시 자기가 먹기도 한다.
후자는 꽤나 난감하다.

자기 주장이 강해졌다.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은 무조건 갔다 와야 한다.
놀이터에 데려 나가면 꼭 혼자 다니기 위험한 곳만 콕 집어서 가려고 하는데 쫓아다니느라 힘들다.

낮잠이 많이 줄었다.
두 번 자던 낮잠이 한 번으로 줄었는데 두시간 자면 땡큐인데 한 시간 미만으로 자면 너무 힘들다.
나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턱없이 부족하다.

계단 오르기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계단 내려가기에 빠졌다. 못보는 사이 다칠까봐 걱정이 된다.

밥은 삼시세끼 먹일려고 노력 중인데 많이는 안 먹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건 손으로 집어 먹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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