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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땅콩이는 매우 순둥이다.
청소기 소리 외에는 짖지도 않고 사람, 개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그렇지만 땅콩이에게도 아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신생아 때는 위험할까봐 둘이 잘 안 붙여놨다.
방에도 웬만하면 들이지 않았다.
일단 땅콩이가 피부가 안 좋을 때가 많아서 가까이하지 않았고 바닥에 눕힐 때는 혹시라도 아기를 밟고 지나갈까 봐 조심시켰다.
아기가 커가면서 땅콩이를 너무 좋아한다. 특히 공놀이 할 때면 까르르하고 배꼽 잡듯이 웃는다.
땅콩이도 신기한 게 아기가 만져도 가만히 있고, 아기가 잘 때면 옆에 가서 꼭 붙어 잔다.
가끔은 서로의 장난감을 탐을 내기도 한다.
땅콩이는 아기의 토끼 인형을 탐내고, 아기는 땅콩이 양파 인형을 입에 물려고 한다.
장난감 쉐어는 아닌 것 같다.
이유식을 먹을 때면 땅콩이가 옆에 와서 남는 거 없는지 지켜본다.
한 번은 소고기 이유식이었는데 아기가 잘 안 먹어서 잠깐 땅에 놔뒀는데 기회다 싶었는지 자기가 다 먹었다.
몸보신할 겸 그냥 먹으러 놔뒀는데 그 뒤로 계속 이유식 통을 노린다.
둘 사이에 거리가 시간이 갈수록 가까워지는 걸 보니 좋다.
나중에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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